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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코헨 감독의 판타지 영화 드래곤하트
드래곤하트는 1996년 개봉한 중세 판타지 영화로 같은 해 제23회 판타지 영화상에 올랐으며 1997년 69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각효과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이다. 현재까지 총 5부작의 속편들이 나왔으며 가장 최근의 속편이 나온 시기는 2020년도이다. 심지어 모탈 컴뱃 시리즈를 만든 게임사인 미드웨이에서 개발해 게임으로 나오기까지 했으며 국내에선 쌍용에서 발매되었다가 PC와 플레이스테이션에서도 발매하기도 했었다. 2023년도에 6편이 넷플릭스와 계약하여 제작될 예정인 나름 성공작이라 할 수 있다. 서기 984년 기사 보웬은 왕자 아이넌에게 검술과 기사도를 가르치고 있다. 한편 폭군인 왕은 참다못해 반란을 일으킨 백성들을 학살하다 함정에 빠져 사망하고 철없는 왕자는 왕에게서 왕관을 훔쳐 달아나다 어이없는 사고로 심장이 못에 찔려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에 보웬은 아이넌 왕자를 구하기 위해 용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용은 자신의 심장의 절반을 주며 아이넌을 되살린다. 하지만 폭군이었던 아버지를 닮은 왕자는 왕궁을 재건하기 위해 백성들에게 고된 노동을 강요하고 처형하기까지 이른다. 이를 지켜본 보웬은 드래곤의 심장 때문에 아이넌이 변한 것이라 생각하고 왕궁을 떠나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하고 드래곤들을 마구잡이로 죽이고 다니게 된다.
인간에게 심장을 나눠준 마지막 드래곤
그동안 드래곤을 잡아온 보웬이었지만 그에게 이번 싸움은 특별했다. 이번 드래곤은 이전의 드래곤들에 비해 꽤나 강력했고 힘든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오랜 혈투 끝에 보웬은 드래곤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했으나 그의 입천장을 찔러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 그만 포기하라는 드래곤의 말에 3일정도는 잠을 안자도 버틸 수 있다는 보웬에게 드래곤은 자신은 3주도 끄떡없다며 맞받아친다. 지칠대로 지친 보웬과 드래곤은 결국 휴전에 들어갔고 휴식을 취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보웬은 드래곤에게서 자신이 이세상 마지막 드래곤이며 아이넌은 자신의 심장때문에 사악해진 것이 아니라 원래 악한 심성을 타고났으며 자신이 심장을 주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를 살렸으나 소용없었다고 했다. 보웬은 처음엔 믿지않으려 했으나 결국 충격을 받은채 진실을 받아들인다. 드래곤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보웬은 그를 간호한다. 드래곤은 자신의 심장을 나눠줌으로써 아이넌과 자신은 힘과 고통을 공유한다고 말한다. 둘중 하나라도 죽으면 다른 하나도 같이 죽는다는 것이다. 보웬은 드래곤의 이름을 물었고 드래곤은 인간의 혀로는 발음할 수 없다고 말하자 보웬은 한참을 생각한 후 별자리 이름인 '드레이코'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드레이코는 이 이름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 했다. 둘은 생계를 위해 서로 짜고 마을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고 다니기로 했다. 먼저 드레이코가 마을에 나타나 적당히 난동을 부리면 보웬이 돈을 받고 자신을 공격하여 드레이코가 그에 맞춰 죽은 척을 하고 몰래 달아나는 방식이었다.
한때 스승과 제자였던 두 사람의 마지막 대결
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던 중 실수로 아이넌을 죽일 뻔했던 소녀이자 눈앞에서 아이넌의 화살에 아버지를 잃은 '카라'라는 여자와 만나면서 둘의 여정은 바뀌게 된다. 오랜만에 마주친 아이넌은 보웬을 죽이려 했으나 드레이코에 의해 실패하고 아이넌의 실체를 직접 마주한 보웬은 그를 제거하기로 결심한다. 한편 왕궁에선 아이넌의 어머니조차 아이넌의 폭정을 견디지 못하고 드래곤의 심장을 갖고 있는 아이넌을 죽이기 위해 드래곤 슬레이어들을 고용한다. 보웬은 아이넌과 싸우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 훈련시키고 마침내 그와 정면으로 맞서싸우기 직전에 이른다. 처음에는 아이넌의 군대가 압도하는듯 했지만 보웬의 지도를 받은 시민들은 만만치않았다. 그의 군대는 대부분 전멸했고 심지어 드래곤 슬레이어들도 드레이코에게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보웬이 그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드레이코에게 가르친 덕이였다. 하지만 아이넌은 한 수도사의 화살에 심장을 맞고 그순간 드레이코가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지는것을 목격한다. 이에 아이넌은 왕궁으로 달려가 드래곤 슬레이어들을 막고 영생을 위해 드레이코를 사슬에 묶어 감금한다. 이윽고 아이넌과 보웬의 정면대결이 시작되고 둘은 드레이코가 묶여있는 곳까지 오게 된다. 보웬에게 드레이코는 자신을 죽이라 말한다. 자신이 죽지 않으면 아이넌을 죽일 수 없으며 자신의 힘과 생명을 공유하는 아이넌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한다. 보웬은 끝까지 드레이코를 죽이지 않으려 하지만 아이넌의 발악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드레이코의 심장에 도끼를 던진다. 결국 아이넌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고 드레이코 역시 눈을 감는다. 그러자 드레이코는 그토록 원하던 선한 드래곤만이 될 수 있다는 별자리가 되었고 영화는 끝이 난다.
처음으로 등장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던 영화
굉장히 오래된 작품임에도 요즘의 판타지물과 비교해 결고 뒤처지지 않는 수작이다. 어릴 때 텔레비전에서 무료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돈을 내가며 비디오로 대여해서 몇 번이고 다시 봤던 기억이 있다. 첫 장면만 보면 한 소년의 성장을 담은 스토리를 예상했으나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오히려 그 소년이 최종보스가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특별히 마음의 상처나 트라우마가 없는 순수악이라는 점이 더욱 아이넌이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역시 적이 주인공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으로 매력이 있어야 재밌는 작품이 되는 것 같다. 캐릭터나 스토리 외에도 메인 캐릭터인 드래곤 CG도 매우 자연스럽고 잘 만들었으며 목소리 또한 매우 잘 어울렸다. 특히 드래곤이 불을 뿜는 장면은 가히 웅장했다. 중세시대의 폭군과 그에게 고통받는 백성들, 그리고 그에 맞서는 용맹한 기사는 고전적이고 전형적인 권선징악 영화의 표본 같았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사연이 있듯이 드래곤에겐 드래곤만의 염원과 그들만의 언어가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이 조금 유치하지만 이 영화만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특히 신격화의 대상이자 공포의 상징인 드래곤이 인간과 짜고 마을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고 다니는 모습은 너무나도 재밌고 인상 깊었다. 이후 후속작이 많이 나왔지만 내가 인정하는 시리즈의 유일한 작품인 만큼 강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