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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드

    달리지 않으면 폭파하는 버스에서 살아남아라

    폭발물 처리반에서 근무하고 있는 잭(키아누 리브스)과 그의 동료 해리. 한 테러범이 폭발물을 설치하고 인질들을 잡아놓고 있다. 범인은 돈을 요구했으나 돈을 받더라도 폭발물을 터트리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에 그들은 설령 폭발을 하더라도 안전하게 인질들을 구할 수 있도록 장치를 해놓는다. 역시나 범인은 결국 폭발물을 폭파시켰고 미리 준비해둔 덕분에 인질들은 모두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범인이 있는 곳에서 폭탄이 폭발하며 사건의 사망자는 범인 한 명뿐으로 종결된다. 하지만 얼마뒤 범인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한 버스에 폭탄을 설치했고, 그 버스의 속도가 50마일 즉 80킬로를 넘으면 작동하고 작동 후 다시 그 이하로 떨어지면 폭발한다는 경고의 전화였다. 그 버스는 불행 중 다행으로 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중이었고 잭은 운전기사에게 버스를 멈추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에 놀란 버스기사는 속도를 올리게 되고 결국 폭탄은 작동되고 만다. 잭은 우여곡절 끝에 버스에 탔지만 버스에 있던 한 범죄자가 자신을 잡으려 왔다고 착각하고 총을 마구 난사했고 결국 버스기사는 총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승객 중에 버스 운전이 가능한 승객을 찾아야 했고 그런 승객 중에는 애니라는 여성이 있었다. 버스기사는 치료를 위해 다른 차량으로 이송되고 범인은 경고를 위해 출입구에 설치한 폭탄 하나를 터트린다.

     

    살아남기 위한 두뇌 싸움

    또 하나 문제가 생기는데 이제 곧 있으면 고속도로 구간이 끝난다는 것이었다. 다른 곳으로 가려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마침내 끊어진 고속도로에 다다르게 된다. 잭은 속도를 더욱 올려 끊어진 구간을 뛰어넘었고 간신히 반대편 고속도로에 착지한다. 문득 잭은 범인이 이상하리만치 경찰들의 대처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착안해 범인의 위치를 파악하고 해리를 보냈으나 되려 범인이 심어둔 폭탄에 당해 해리는 목숨을 잃게 된다. 범인과의 통화 후 잭은 범인이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으며 영상은 볼 수 있지만 소리를 듣지 못한 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이용해 범인을 역으로 속여 인질들과 애니 그리고 잭은 버스에서 무사히 내리고 버스는 폭발한다. 뒤늦게 이를 알고 분노한 범인은 경찰들이 돈을 받기로 한 장소에서 기다리는 동안 경찰로 위장해 애니를 납치하고 그녀에게 폭탄이 설치된 조끼를 입히고 묶어놓는다. 그리고 경찰을 속여 돈을 몰래 가져갔다. 범인이 애니와 돈가방을 가지고 지하철에 탑승하는 동안 잭은 그들을 찾아내 쫓아온다. 그리고 범인과 잭의 사투 끝에 범인은 사망하였으나 열차는 막다른 길에 가까워지며 위기에 놓인다. 잭은 열차의 속도를 올려 탈선하게 만들고 그 결과 벽에 부딪히지 않고 무사히 탈출하며 끝난다. 

     

    과연 진정한 악은 누구인가

    스토리의 큰 부분만 보면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액션영화지만 스피드의 범인은 한때 폭발물 제거반에서 근무했었고 작업 도중 불의의 사고로 손가락을 잃게 되며 다른 곳으로 전출되었다. 이는 말이 전출이지 사실상 퇴출에 가까웠으며 새로 받은 업무에 미숙해 잘 해내지 못하는 점을 이용해 일부러 더 무시하고 비웃는 등의 모욕적인 말과 멸시와 조롱을 받으며 결국 등 떠밀려 퇴사를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퇴직금 대신 받은 명품 시계가 가짜란 것을 알게 되고 심지어 그동안 직원들의 복지에 사용되었어야 할 자금이 고위 간부들의 주머니에 그냥 들어가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이에 경찰에게 분노와 실망을 갖게 된 그는 타락하게 되었고 지금의 폭탄 테러범이 된 것이다. 물론 죄 없는 사람들을 많이 죽인 그의 범죄행각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서받을 수 없다. 하지만 단순히 테러범 한 명을 잡았다고 해서 또 다른 그가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을까? 근본이 해결되지 않는다. 단순한 한 사람의 악의가 아닌 근본이 뿌리째 썩어버린 집단에서 비롯된 업보이기에 직원들에 대한 대우나 횡령, 비리 등을 더욱 철저히 감시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 영화의 진정한 가해자는 바로 경찰들의 고위 관료들이다. 범인 역시 방법은 잘못되었으나 한 명의 피해자일 뿐, 그들의 잘못된 행동이 아니었다면 이런 비참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 한 가정의 가장이 죽고 우리들을 지켜줘야 할 고급 인력들을 잃었으며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트려놨으며 아무 잘못 없는 사람들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겨놨다. 잘못은 전혀 다른 사람들이 했는데 엉뚱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범인 한 사람만을 미워하는 일차원적인 시각에서 볼 게 아니라 좀 더 뿌리 깊은 부패함에서 비롯된 비극이란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