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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나라를 잃고 낯선 장소에 고립되다
만약 외국 공항에 도착했는데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심지어 그 이유가 내가 비행기에 타고 있는 도중에 망해버려서라면? 영화 터미널은 전쟁에 의해 자신이 살던 나라인 가상의 국가 크라코지아에서 일어난 쿠데타로 인해 수개월간 터미널에 갇혀 나갈 수도 돌아갈 수도 없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이는 여권과 각종 서류들을 잃어버려 파리의 국제 공항에서 19년간 살게 된 알프레드 메르한의 실화이기도 하다. 톰 행크스가 연기한 빅터 나보스키는 뉴욕 공항에 도착하지만 자국의 쿠데타로 인해 무국적자가 되어 졸지에 공항에 갇혀버린다. 그의 손에 쥐어준 식권 2장. 하지만 그는 실수로 식권마저 잃어버린다. 그는 처음엔 그저 그런 노숙자처럼 지냈지만 이내 배가 고파졌고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는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나서야 했다. 사람들의 일을 도와주며 조금씩 사람들과 친해졌고 청소부부터 사무원까지 더이상 그와 친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그는 점점 터미널의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하고 공항에서 돈을 버는 방법도 찾게된다.
친구가 많아지면 적도 생긴다
나보스키는 계속해서 친구가 늘어갔고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하지만 공항 관리국 부장인 딕슨은 곧 국장으로서의 승진을 앞두고 있었기에 공항에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나보스키에게 공항에서 나가게 해주겠다 하지만 이미 그 전에 공항에서 기다려달라는 공항 직원과의 약속 때문에 고집을 부리며 나가지 않는다. 자신이 짝사랑하는 여자와 이어주는 대신 돈을 주겠다는 남자도 있었고 공사가 덜 끝난 게이트를 자신이 공사했는데 그 것이 눈에 띄어 건설회사에서 그를 고용해 본인이 짝사랑하는 여자인 아멜리아와의 데이트 비용도 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줄 약이었지만 압수 위기에 놓인 한 청년을 도와주기도 했다. 이로 인해 나보스키는 영웅이 되었고 딕슨은 점점 더 그를 경계하게 된다.
공항에서 나갈 기회 그리고 두 갈래의 길
아멜리아는 나보스키의 속사정을 전혀 몰랐다. 그저 한 명의 사업가인 것으로만 알고 있었고 공항에서는 우연히 마주치는 정도로만 알고있다. 나보스키는 그런 아멜리아에게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러던 중 나보스키에게 공항 친구들이 크라코지아의 전쟁이 끝났다는 것을 알려준다. 아멜리아는 나보스키에게 여권을 갖는 것을 도와줬고 다시 남자친구와 잘 됐다면서 떠나간다. 결국 나보스키는 공항을 나가려는데 딕슨은 그를 내보내주지 않고 그의 친구들의 약점을 이용해 당장 고향으로 떠나라고 협박한다. 나보스키와 친해진 청소부는 옛날에 경찰을 살해하고 도주한 뒤 공항에 위장취업을 한 것이다. 그리고 나보스키는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떠나기로 결심한다. 이 사실을 알리 없는 친구들은 나보스키를 욕하기 시작했고 겁쟁이라 놀려댔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청소부 굽타는 나보스키가 탈 비행기를 막아서고 잡힌다. 자신은 걱정하지 말라며 뉴욕에 가라고 말해준다. 나보스키는 굽타의 말을 듣고 미국에 들어가기로 결심한채 공항을 통과하려 했다. 친구들은 그를 응원하지만 공항 관리국 직원들에 의해 막힌다. 하지만 이미 그들도 나보스키를 좋아하고 있었으며 딕슨 역시 그를 인정하는듯 그냥 보내준다. 나보스키는 아버지의 염원이었던 색소폰 연주자의 싸인을 받고 집으로 돌아간다. 택시를 잡고 타자 어디로 가냐는 택시 기사의 말에 '집에 갑니다.'라고 답한 짧은 대사는 이 영화의 명대사라고 하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쌓여온 모든 응어리를 시원하게 풀어내는 듯한 대사였다.
잃어버린 서류로 인한 불행한 이야기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는 19년간 공항에 필요한 서류를 잃어버려 공항에 고립된 남자의 실화 이야기이다. 영화에서는 9개월이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과의 우정과 그의 생활은 거의 비슷했지만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비용으로 큰 돈을 받고 공항을 나갔다. 하지만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보호소나 호텔 등을 떠돌아다니다 다시 공항으로 돌아왔고 77세의 나이에 공항 2층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낯선 곳에서 어찌 해야 할 지 모르는 불안함과 공포, 그리고 스트레스는 쌓여갔고 거주를 허가받았음에도 떠나지 않았다. 결국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할 병에 걸리자 그제서야 떠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