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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가 낳은 비극과 갈등
영화 12 솔져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영화이다. 수천 명의 사상자와 수만 명의 부상자를 낳은 세계무역센터 건물 붕괴 및 항공기 납치 자살 테러 사건, 즉 911 테러 사건의 범인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카에다 소속이었는데 이후 미 정부는 대규모 군사 개입을 단행하였다. 전쟁에 12명의 최정예 요원들이 11일간 펼치는 비공식 작전에 대해 다룬 영화이다. 이때 파견된 부대가 제5특전단, 즉 12 솔져스의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다. 테러 집단의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작전 이전에 먼저 그의 측근인 아흐메드 만수르를 체포하는 작전을 수행했다. 작전중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인한 어려움, 그로 인한 팀원 간의 갈등, 그런 상황 속에서도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끝까지 임무를 완수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개인주의 성향이 갈수록 강해지는 현대 사회에 반해 끈끈한 전우애로 뭉친 팀원들을 보면서 가슴 한구석이 찡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잘못된 신념은 화를 부른다
영화 포스터만 보면 전형적인 전쟁영화 같았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전혀 다른 영화였다. 바로 종교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사람들은 잔인한 종교단체인 탈레반으로부터 고통받고 있었으며 이를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아프간 파병 군인들에게 철수명령을 내렸다. 모든 병력의 신속한 철수를 위해서는 한 명의 부상자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작전명 12 솔져스라는 특수부대원들의 파견작전이 시작되었으나 투입된 부대원의 팀장은 실전경험이 전무하였다. 하지만 그 팀장은 팀원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이었고 결국 실전에 투입되어 죽음을 각오하고 적진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팀장인 크리스 헴스워스는 팀 내 유일한 실전 무경험자이기 때문에 현장에 있던 군인들 역시 그를 단번에 알아보고 처음에는 무시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와 함께하며 조금씩 그를 인정했고 어째서 그가 경험이 없음에도 인정받는 팀장인지 알게 되었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알카에다에 설명할 때 그들은 자신의 목숨도 가차 없이 내던지는 자들이라며 주의를 주는 대사가 있었다. 아무리 폭력으로 탄압을 하고 핍박을 해도 절대 빼앗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종교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사람에게 강하게 뿌리 뻗고 있는 믿음과 신념은 어떻게 해도 없앨 수 없다고 했다. 앞선 대사를 보자마자 나는 과거의 말을 들은 기억이 떠올랐고, 이 영화의 중요한 떡밥이 되는 대사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직감은 들어맞았다. 영화 후반부에서 알카에다 무장단체원들은 교전 중 느닷없이 손을 들며 항복하는 자세를 취하더니 서서히 군인들에게 접근한다. 신념에 먹혀있는 그들이 과연 진심으로 항복을 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 무기를 버리고 손을 든 누가 봐도 불리한 상황에 이성이 온전치 못한 자들이 굳이 상대방에게 접근한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여기서 그들이 자살 폭탄 테러를 할 것임을 알아차렸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무장단체는 전원 사망했고 군인들 역시 치명상을 입었다. 하지만 실화에서 전원 생존하여 복귀했기에 영화에서도 아무도 죽지 않고 끝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영화
개봉한 지 꽤 지난 영화이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우선 출연진이 마음에 들었다. 토르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 헴스워스, 진주만에 출연한 마이클 섀넌, 앤트맨에 출연한 마이클 페나 등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총출동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내용 자체도 흥미로웠다. 911 테러 이후 미군 철군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12명의 최정예 요원들이 임무 수행을 위해 위험천만한 전쟁터로 향한다. 만약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으로도 아찔해진다. 물론 나라면 절대 못했을 것이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일이니까. 우선 토르로 유명한 크리스 헴스워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라서 보게 되었는데 스토리도 예상외로 재밌어서 놀랐다. 개인적으로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많이 나오는 밀리터리 장르를 썩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지만 이 영화는 나름대로 취향에 맞는 영화였다. 물론 어느 영화나 그렇듯 다소 과장된 장면의 연출이라던지 비현실적인 내용도 있긴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한 번쯤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꼈다. 스케일도 큰 편이고 스토리도 괜찮으며 볼거리도 많은 편이었다. 뿐만 아니라 감동 코드 역시 적절히 배치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진정한 감동 포인트는 실화라는 점도 군인들의 전우애도 아니었다. 정신 나간 살인집단으로 인해 느껴야 하는 생명의 위협과 불안감, 공포에서 벗어나 안심하며 다리 뻗고 잘 수 있도록 우리를 지켜주는 군인들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모두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왔다는 것이다. 우리가 있기에 그들이 있고,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군인들은 자신의 가족, 자신의 나라, 자신의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그것이 특수부대원이든 일반부대원이든 상관없다. 모두가 있기에 우리의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다. 다만 결말이 좀 허무하다는 느낌이 들긴 했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론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킬링타임용으로 나쁘지 않으니 크리스 헴스워스의 팬이라면, 전쟁영화를 좋아한다면 기회가 있을 때 한 번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